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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야기] [10] 행마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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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매우 흥미진진한 게임입니다. 재미가 없었다면 바둑은 오랜 역사를 거치는 동안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조선시대 때 모범적 선비였던 이덕무가 소년시절 친구들이 바둑에 몰입해 있는 것을 비판하자, 다른 소년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재미를 모르면 가축이나 다를 바 없지. 자네가 바둑을 배웠다면 침식을 잊을 걸세.”
이덕무는 자신을 가축에 비유한 것에 화가 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소년의 말은 과장이 아닙니다. 바둑을 두면 침식을 잊을 만큼 몰입을 하게 되지요. 그만큼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둑의 어떤 점이 그토록 재미있을까요?
무궁무진한 변화
바둑판에서 벌어지는 무궁무진한 바둑수의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바둑을 두다 보면 돌들이 펼치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주제는 ‘대마싸움’ 즉 ‘전쟁’입니다. 돌들이 쫓고 쫓기는 싸움이 재미있는 변화를 낳죠. 그런 점에서 바둑은 전쟁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격과 방어(Attack and Defence)>를 쓴 이시다와 데이비스는 “바둑이 돌들의 싸움이 없이 영토만 둘러싸는 게임이었다면 별 재미가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바둑방송 등에서 프로들이 두는 바둑을 관전할 때 서로 싸우는 장면이 스릴 넘치죠.
사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싸움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전쟁을 다룬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전쟁과 비슷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합니다. 정신분석학을 세운 프로이트는 인간에게는 ‘성 본능’과 ‘공격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매스컴에서 폭력이나 전쟁의 참상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인간의 내면에는 공격본능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공격본능의 발현
바둑에서 상대방의 대마를 공격할 때 쾌감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공격본능이 해소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17세기 초에 일본 천하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쟁터에서 싸우던 병사들이 바둑판에서 싸우도록 바둑을 권장했다는 설도 이런 공격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실전에서 나온 공격 장면을 하나 보기로 합니다.
[1도] 예전에 제가 예전에 K7단과 두었던 바둑입니다. 흑1에 움직이자 백2로 밀고 나갔습니다. 흑3에 뛰어 달아나며 백돌을 공격합니다. 백6,8로 움직일 때 흑9의 날일자로 공격합니다. 흑이 백돌을 몰아치고 있는 장면인데, 이렇게 사냥꾼처럼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누구나 통쾌한 기분을 느낍니다.
[2도] 중앙의 공방전을 거쳐 백대마가 계속 몰리고 있습니다. 백은 한 집밖에 없는 상태라 백1로 달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흑2,4로 맹렬하게 백을 추격합니다. 백대마는 우변의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고 있습니다. 이 백대마는 어떻게 됐을까요?
[3도] 흑1을 선수하고 3에 붙여 계속 백을 공격합니다. 이 백대마가 잡히면 승부는 끝이죠. 그러나 ‘대마불사(大馬不死)’란 말처럼 백6에서 10까지 한 집을 만들어 목숨을 건졌습니다. 대마의 공격과 타개의 전투는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이 결과는 흑의 공격 실패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백대마를 공격하는 동안 중앙에서 우변까지 두터운 세력이 생겨 흑15로 굳히니 우상 방면에 커다란 흑집이 굳어졌습니다. 이렇게 돼서는 흑의 필승지세입니다. 흑은 대마를 잡지 못했어도 충분한 전과를 얻었습니다.
이 바둑처럼 상대방의 대마를 잡자고 공격하는 것은 바둑팬들을 즐겁게 하는 재미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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