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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과 인생경영

[바둑과 인생경영] [8] 속기파가 되지 마라

by shje02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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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파와 장고파

 

바둑에는 속기파(速棋派)로 불리는 기사들이 있습니다. 바둑을 빨리 두는 타입을 말합니다. 속기파의 반대는 장고파(長考派)라고 합니다. 오래 생각하는 타입이라는 뜻입니다.

 

속기파는 상대방이 두는 순간 곧바로 착점을 합니다. 수를 빨리 보기 때문에 옆에서 볼 때는 바둑에 관한 재능이 뛰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반면에 장고파는 재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런데 조치훈, 이창호 9단 같은 장고파 기사가 TV속기전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것을 보면 이런 관념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장고파는 재능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라, 신중하게 수읽기를 하기 때문에 오래 생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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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파는 실수하기 쉬워

 

실제로 속기파들은 잘 나가다가 실수를 하여 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기로 인해 쉬운 수를 착각하거나, 좋은 수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죠. 선택의 관점에서 보면, 속기파들은 머릿속에 떠오는 수 외에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1] 일본의 최고 타이틀인 기성전에서 후지사와 슈코 기성과 도전자 조치훈 9단이 둔 바둑의 종반 장면입니다. 후지사와가 노익장의 실력을 과시하며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흑1에 젖혔습니다. 2에 몰자 흑3에 나갔는데, 이것은 속기가 빚어낸 실수였습니다. 이로 인해 한바탕 사건이 벌어집니다.

[2] 이 장면에서 후지사와는 크게 후회했을 것입니다. 1 단수에 흑2로 나가면 백3에서 5로 몰아 흑이 곤란합니다. 다음 흑A면 백B로 이 일대 흑대마가 전멸을 당합니다. 빨리 두다가 이런 수가 있다는 것을 깜빡한 것입니다.

[3] 부득이 흑은 1에 나와 3으로 끊었습니다. 4로 흑 세 점을 잡을 때 흑5로 두겠다는 뜻입니다. 이번에는 백A, B, C때 흑D로 단수가 되니 흑이 상변 쪽으로 손을 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흑1 세 점을 보태준 손해가 작지 않으니, 여기서 백6의 끝내기로 향하면 백의 승세였습니다.

[4] 실전에서는 조치훈 9단이 흑4때 백5,7로 두어 상변 흑 두 점을 잡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8로 잡을 때 백9로 잡는 바꿔치기가 되었습니다. 이것도 백의 성공이지만, 백은 3도처럼 두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후지사와 기성이 좋은 바둑을 속기로 그르친 장면을 보았는데요. 이처럼 수를 선택할 때 속기파처럼 빨리 결정하다가는 착각 등의 실수를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속기파는 다른 가능성을 보지 못합니다.

 

일상생활이나 업무에서 속기파가 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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