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복기(復棋)’라는 말이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치나 행정 등 업무 처리에서 “복기를 해 보면…”과 같이 사용한다.
바둑용어인 '복기'는 기사들이 바둑을 두고 나서 다시 놓아보며 잘잘못을 분석하는 것을 가리킨다. 바둑 분야에서는 특별하게도 시합을 하고 나서 반성적으로 되돌아보는 것이 관습처럼 되어 있다. 복싱으로 치면 경기가 끝난 후 비디오를 돌려보며 패인을 분석하는 셈이다.
이것은 바둑만의 품격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바둑팬들은 방송에서 프로기사들이 시합이 끝나 복기하는 것을 보려고 한다. 만일 기사들이 복기를 하지 않고 일어서면 섭섭해 하기도 한다.
예전에 세계대회에서 외국의 정상급 기사가 복기를 하지 않고 일어서자 비난을 한 팬도 있었다. 그런데 그 기사는 유리한 바둑을 여러 차례 역전패 당하자 복기를 할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은 끝나고 복기를 한다. 요즘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복기를 하는 기사도 많다.
기사들이 복기를 하는 이유는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둔 수 중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를 안다면 상당히 유익할 것이다. 잘못 된 것인 줄 모르고 또 두다 보면 똑같은 시행착오를 범하기 쉽다.
복기는 다른 분야에서도 벤치마킹하면 좋을 관행이다. 실제로 자신이 수행한 것을 되돌아보며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분석해 본다면 효과적인 공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게 되는데, 그런 실수들을 찾아 교정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복기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고, 자신의 주장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주장이 꼭 맞지 않더라도 그 의견을 수용하며 자신의 의견을 내야 한다. 자기 주장을 너무 강하게 하면 복기에서 얻는 점이 적어진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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